천국에서 행복하렴...
9년전
안경을 쓴 청년이 가계로 와서 게임을 사갔다.
그렇게 처음 알게되었다.
게임을 사든 안사든
수시로 가계에 들리면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정말 친해졌다.
밥도 같이 먹고, 술도 마시러 가고
무엇이든 편하게 지내던 친구.
TV를 사고 싶었던 5년전 겨울.
중고나라에 올라온 미개봉 삼성TV
가격은 좋았지만 , 대전이라 포기했을때
그가 말했다.
" 그냥 가서 사오죠 "
" 너무 멀다 그리고 차에 안들어가 "
"제차는 SUV라 실려요! 가죠! "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12월
그친구와 대전까지 가서 TV를 사가지고 왔다.
그게 결정적이었다.
선물로 이것저것 주었지만 , 그것보다도 같이 가준 맘이 고마워
정말 친해졌다.
병문안도 가고
여자친구와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토로할때 의논도 하고
그리고 작년 코로나 이후로 뜸해지던 그의 발걸음
한달전.
전화가 왔다.
사장님 몸이 너무 아프네요.
힘내고 푹쉬어. 그리고 몸 좋아지면 놀러오고!
그게 마지막 전화였다.
오늘 부고가 문자로 왔다.
처음엔 그 친구의 가족중 한분이 돌아가셨나보다 하고
부의금을 통장으로 입금하고
손님과 대화를 나누던중 ,무심코 만진 태블릿에 보인 그 친구의 이름..
.... 소천
아....
아...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이제 겨우 30대 후반인 친구인데
부고 문자는 그 친구의 죽음을 알리는 문자였다.
가계를 닫고 바로 병원으로 갔다.
들어갈수가 없었다.
장례식장 밖에서 그 친구의 영정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30분 넘게 그렇게 앉아있다가
돌아왔다..
친구..
내 어린 친구
천국에선 행복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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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000의 아들(故 000)님이 7월16일에 소천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
빈소 : 고려병원 장례식장 VIP실
입관 : 7월17일
발인 : 7월18일
장지 : 전주 승화원
상주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