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잡담 2019. 4. 3. 16:54

아주 오래전 친한 친구가 있었다.

우정에 목숨을 건다는 말이 진실로 통용되던 시절.

그렇게 친한 친구였다.

 

우연히 같이 본 영웅본색을 보고, 친구는 담배를 시작했다.

주윤발이 멋있긴 했다.

 

오토바이에 정신을 빼앗겨

학교에 갔다가도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고

드디어 둘이서 모은 돈으로 고물 오토바이 한대를 구했다.

그게 그렇게 행복하고 즐거웟다.

 

여름밤을 둘이서 타고 미친놈 처럼 돌아다녔다.

 

그날.

참 멋진 날이었다.

하루종일 무엇이든지 되는날.

그래 그런날이었다.

 

패싸움을 한다고 가서 열나게 터지면서도 이겼다고 즐거워하고

고물 오토바이에 타고 마구 달려들던 그날.

 

선배들이 사주던 소주에 새우깡. 그리고 불어터진 라면에

웃으면서 놀던 그날.

 

친구는 정말이지 맛깔나게 담배를 태웠고

난 절대 담배는 안태운다고 친구를 놀렸다.

 

그래

그날은 정말 멋진 날이었다.

 

다음 날 들려온 친구의 죽음.

고물 오토바이는 완전히 부서져 있고

친구는 영안실에 누워 있었다.

 

정말 멋진 날이었는데..

 

그날 .

난 오토바이를 절대 타지 않게 되었고

담배를 태우게 됐다.

친구가 그렇게 좋아하던 말보르 레드.

.

 

어제 몇십년만에 친구의 묘를 찾았다.

이제 담배를 끊었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친구의 묘에

말보르 한갑과 라이터를 놓고  소주를 기울엿다.

 

정말 멋진 날이었는데

친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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